고향(故鄕) - 백석
시를 낭송하고 있노라면, 시를 쓴 사람의 감정이 고스란히 내게 전해진다. 눈으로 읽는 것보다, 호흡을 같이 하면서 읽고있으면 낭송하는 순간만은 내가 시인이 된 듯한 착각이 느껴진다. 그래서일까, 나는 백석의 시를 낭송하는 것을 좋아한다. 그의 시는 한편으로는 따듯하고, 한편으로는 언제나 외롭다. 그래도 블로그의 첫 낭송시인만큼, 따듯한 시를 올린다. 타지에서 만난 고향에 대한 반가움이 고스란히 적혀있는 백석의 고향, 감상해보자. 나는 북관(北關)에 혼자 앓아 누워서 어느 아침 의원(醫員)을 뵈이었다. 의원은 여래(如來) 같은 상을 하고 관공(關公)의 수염을 드리워서 먼 옛적 어느 나라 신선 같은데 새끼손톱 길게 돋은 손을 내어 묵묵하니 한참 맥을 짚더니 문득 물어 고향이 어데냐 한다 평안도(平安道) 정주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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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0. 7. 9. 23:09